후두암 치료 이후 합병증 : 나의 이야기
후두암 치료를 받고 난 이후, 생명은 구했지만 그 과정에서 겪는 합병증은 생각보다 큰 도전이었습니다. 저는 후두암 수술을 받은 지 2년이 되었는데,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다양한 후유증과 합병증과 싸우고 있습니다. 후두암은 비교적 생존율이 높고 치료법도 많이 발달했지만, 치료 후에 찾아오는 문제들은 정말 예상치 못했던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목소리 변화와 호흡의 불편함이었습니다.
후두암 수술을 받은 후, 저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환자들이 겪는 합병증과 후유증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치료가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기뻐하기에는, 그 이후에 찾아오는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새로운 일상을 적응해나가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더군요. 이 글을 통해 후두암 치료 후 겪을 수 있는 합병증과 그로 인한 어려움, 그리고 제가 그 문제들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진솔하게 나누고자 합니다.
1. 목소리 변화
가장 먼저 맞닥뜨린 문제는 목소리 변화였습니다. 후두암 수술을 받기 전에는 목소리가 제 신체의 일부였고, 그것이 변한다는 건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성대 주변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나니 목소리가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쉰 목소리로밖에 말을 할 수 없었고, 조금만 말해도 목이 금방 피곤해졌습니다. 특히 처음 몇 달 동안은 말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고, 그로 인해 사람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졌습니다.
처음엔 목소리를 잃은 것 같은 절망감이 컸습니다. 저와 대화하는 사람들도 제 목소리 변화에 적응해야 했고, 이로 인해 대화를 회피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신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목소리는 저 자신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였는데, 그 부분이 변해버리니 나 자신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목소리가 조금씩 안정되었지만, 이전처럼 뚜렷한 목소리를 되찾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지금은 발성 훈련을 통해 가능한 한 목소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목소리가 전처럼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2. 호흡 곤란과 기도 문제
후두암 치료 과정에서 제가 겪었던 또 다른 큰 합병증은 호흡 문제였습니다. 수술 후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목에 구멍을 내는 트라케오스토미(기관 절개술)를 했고, 이를 통해 숨을 쉬는 것이 처음엔 정말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이 어느 정도 적응되긴 했지만, 여전히 숨을 쉬는 것이 전처럼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감기나 호흡기 질환이 있을 때는 그 불편함이 배가됩니다. 목구멍이 건조하거나 염증이 생기면 숨쉬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그때마다 긴장감이 생깁니다. 저뿐만 아니라 트라케오스토미를 경험한 많은 후두암 환자들이 이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이런 경험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위안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호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습도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숨 쉬는 것이 훨씬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항상 가습기를 켜두고 적정 습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 찬 공기가 기도에 바로 들어오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호흡 문제를 조금이나마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식사와 삼킴 곤란
후두암 수술 후 또 다른 큰 변화는 식사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수술 후에는 음식을 삼키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삼킴 곤란(연하 장애)은 많은 후두암 환자들이 겪는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로, 저 역시도 이를 겪으며 음식을 먹는 것이 두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처음 수술 후에는 물조차 제대로 삼킬 수 없어서 며칠 동안 주로 유동식을 먹어야 했고, 점차 음식 섭취를 늘리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삼킬 때마다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음식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 불편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며 조심스럽게 식사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식사의 즐거움이 사라지는 것 같아 많이 우울해지기도 했습니다. 좋아했던 음식을 자유롭게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저는 삼킴 재활 훈련을 통해 점차 음식 섭취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삼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점점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현재는 대부분의 음식을 큰 문제없이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음식물을 삼킬 때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식사 속도도 전보다 훨씬 느립니다.
4. 정신적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
후두암 치료 후 가장 어려웠던 것은 신체적인 합병증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이었습니다. 목소리가 변하고, 호흡이 불편해지면서 대인 관계도 자연스럽게 변화했습니다. 이전처럼 자유롭게 말하고 웃는 것이 어려워지니, 사람들과의 대화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변화가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심지어 사람들과의 만남 자체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제 상태를 받아들이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설명하며 천천히 관계를 회복해 나갔습니다. 물론 여전히 목소리나 호흡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지만, 이제는 조금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결론
후두암 치료는 암을 이겨내는 중요한 과정이지만, 그 후에 찾아오는 합병증과 후유증은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목소리 변화, 호흡 문제, 삼킴 곤란 등 신체적인 불편함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사회적 고립까지 겪으면서, 제 일상은 크게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변화에 적응하고, 작은 것 하나하나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후두암 환자들이 치료 후에도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과 후유증에 대해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치료를 마친 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돌보고,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천천히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치료 후 합병증이 있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시고, 그것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힘을 발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